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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와 언니는 맞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.
좋아하는 음식, 옷스타일, 취미, 성격, 외모 다 반대다.
싫어도 티 안내고 바보같이 맞춰주기만 하는 언니가 답답했다.
뭐 물어보면 다 모른다고 하는 언니에게 그것도 모르냐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.
사실 질투였다.
부모님에게 안아픈 손가락은 없겠지만 항상 언니에게 의지하시는 것 같았다.
언니가 항상 먼저였고
1년 일찍 태어났다고 언니 노릇 하는게 너무 미웠다.
하지만 하는 것 없다고 생각한 언니노릇은 생각보다 컸나보다.
언니가 결혼했다.
언니가 떠나는게 아니다. 못보는게 아니다. 그냥 눈물이 흘렀다.
언니에게 가는 길에 신호등이 생겼다.
기다림 없이 갈 수 있었는데 기다려야 한다.
기다림은 나쁜 것도 아니고 슬픈 것도 아니지만 내 마음은 텅 빈 느낌이다.
언니의 빈자리가 너무 컸다.
하는 것 없이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있는 것만 해도 든든했다.
내가 화날때 들어줬고 우울할때 다독여줬고 슬플때 같이 울어줬다.
그게 언니노릇이였다.
안맞다고 우린 너무 다르다고, 언니가 틀린거라고 생각했다.
언닌 내말을 다 수긍해줬다. 내가 틀린 거였음에도.
표현하지 않아도 내마음을 읽고 져줬다.
아무것도 재지 않고 그대로 받아줬다.
그게 언니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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